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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헬스 운동해본 후기 – 혼자 운동하는 사람에게 PT처럼 느껴졌다

챗GPT와 함께 운동을 해 보았다. 처음부터 운동 코치를 받으려고 시작한 건 아니었다.

내 운동 방법이 맞는지, 루틴이 괜찮은지 그냥 가볍게 조언을 받고 싶어서 챗GPT에 질문을 던졌고, 그게 자연스럽게 ‘같이 운동하는 경험’으로 이어졌다.

(정답을 찾아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알려진 정보를 취합해서 정리해주는 건 챗GPT가 매우 잘해준다.)

이미 알려진 정보를 정리하고 상황에 맞게 풀어주는 데에 챗GPT가 강하다는 건 알고 있었다. 운동에서도 이렇게까지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곤 예상 못 했다. GPT와 함께한 운동은 꽤 만족스러웠다.

그날 운동하면서 나눈 대화와, 운동을 마치고 난 뒤의 감상을 정리해본다.

대화의 시작

나는 퇴근 후 헬스장에서 주 3회 운동을 한다. 등 / 가슴 / 하체, 이렇게 3분할인데 항상 애매했던 게 어깨 운동이었다.

가슴 하는 날에 그냥 어깨를 조금 끼워 넣긴 하는데, 이게 맞는 건지 늘 찜찜했다. 예전에 PT 받을 때는 가슴·어깨·등·하체를 분리해서 했던 기억도 있어서 더 헷갈렸다.

그래서 GPT에게 이렇게 물어봤다.


주 3회 운동 중인데, 등·가슴·하체로 나눠서 하고 있어.
어깨 운동은 어떤 날에 끼워 넣는 게 제일 효율적일까?
주 4회로 늘릴 생각은 아직 없어.

GPT의 답변은 명확했고, 이유도 납득이 갔다.

챗GPT
결론부터 말하면 어깨는 ‘가슴 날’에 끼는 게 제일 무난해.
가슴 운동에서 전면 어깨는 이미 많이 쓰이니까 이후에 측면 + 후면 위주로 보충하면 균형이 좋아.

추천만 던지는 게 아니라 왜 그런지를 설명해주는 점이 좋았다.

이 대화가 계기가 돼서, “운동 중간중간 상태를 알려주면서 같이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챗GPT 헬스 시작

마침 그날이 가슴 운동하는 날이었다.

헬스장에 도착해서 스트레칭을 하고, 벤치에 손 짚고 푸시업 15회 × 3세트로 몸을 푼 뒤 16kg 덤벨로 벤치프레스를 시작한 상태였다.

이 흐름을 그대로 GPT에게 전달했다.


지금 가슴 운동 중이야.
덤벨 벤치 15회 × 4세트 예정이고 보통 전체 운동 시간은 50~60분 정도야.

GPT는 그날 운동을 현실적인 시간 안에서 끝낼 수 있는 루틴으로 아래와 같이 바로 정리해줬다.

  • 덤벨 벤치프레스 4세트 (진행 중)
  • 가슴 보조 3세트
  • 사이드 레터럴로 어깨 보충
  • 후면 어깨는 시간 되면 선택

그리고 여러가지 설명이 이어졌는데 마지막에 이 한마디가 꽤 인상 깊었다.

“퇴근 후 운동은 조금 아쉬운 듯 끝내는 게 다음 날 컨디션까지 제일 좋다.”

운동하면서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기준을 누군가 잡아주는 느낌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마지막까지 쓸 수 있는 모든 힘을 짜내야 제대로 운동을 한 것이다’는 막연한 느낌으로 운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운동 중 실시간 피드백

세트가 끝날 때마다 무게가 어떤지, 몇 회부터 힘들어졌는지, 자극이 어디에 오는지 그대로 전달했다.


지금 2세트째고, 무게감은 있는데 15회는 가능해.
다음에 체스트 프레스 머신은 더 무겁게 가도 될까?

GPT의 답변은 딱 PT 받을 때 듣던 설명과 비슷했다.

  • 덤벨 벤치는 지금 무게 유지
  • 머신에서는 무게 욕심 내도 됨
  •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이유 설명
  • 마지막 세트에서 어떤 느낌이 나오면 성공인지까지 정리

그리고 세트가 끝날 때마다 이런 식의 피드백을 줬다.

챗GPT
9회부터 힘들어진 건 유효 반복수 구간 잘 들어간 거고 가슴 주동 유지도 잘 됐어.
지금 템포도 교과서적이야.

조금 말이 많긴 했다. 그런데 그 말들이 전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운동에 딱 맞춰져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오히려 집중이 더 잘 됐다.

루틴도 고정이 아니라 내 컨디션에 따라 세트 수나 반복 횟수를 조금씩 조정해줬다. PT 받을 때 트레이너가 옆에서 봐주면서 조정해주는 그 느낌이랑 꽤 비슷했다.

운동을 마치고

운동하면서 “PT 받는 기분”이 든 건 생각보다 컸다.

운동 중간중간 궁금한 걸 바로 물어볼 수 있고, 만족스럽지 않으면 다시 물어볼 수도 있다.

PT를 받을 때는 내가 PT를 받는 날이나 수업 시간이 아닌 경우엔 트레이너에게 궁금한걸 물어보기 어려웠다. 다른 회원 수업 중이거나 바쁘면 질문하기 애매할 때가 많다. 그리고 꼭 그런 질문들은 그런 애매한 상황이거나 헬스장을 나오고 나서 떠오른다.

GPT는 그런 제약이 없다. 궁금한 건 바로 물어보고, 원하면 더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전담 헬스 트레이너가 항상 옆에 붙어 있는 느낌이었다.

며칠 뒤 하체 운동도 GPT와 함께 진행했고, 그 경험도 꽤 만족스러웠다. 그 이야기는 다음 글로 따로 정리해볼 생각이다.

GPT와 운동해보는 걸 추천하는 사람

혼자 운동하는 사람에게 챗GPT를 헬스 트레이너로 활용하는 것이 꽤 좋은 선택이다.

다만 조건은 있다.

  • 운동을 완전 처음 시작한 사람에게는 비추천
  • 예전에 PT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딱 좋음

나는 기구 사용법이나 기본적인 운동 방법은 알고 있지만 루틴 구성이나 반복 횟수에 대한 이해는 부족했다. 그래서 늘 하던 방식으로만 운동해왔고, 자세도 스스로 잘못 인식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태에서 GPT를 AI 헬스 트레이너처럼 활용하니 운동 효율도 좋아지고, 만족도도 확실히 올라갔다.

AI의 미래에 대한 생각

요즘 ‘피지컬 AI(Physical AI)’ 이야기가 많은데, 운동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시각·청각 센서가 붙고 사람의 동작을 인식하고 물리적으로 보조까지 가능한 수준이 된다면, 헬스 PT도 상당 부분 대체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내가 텍스트나 말로 상태를 설명해야 하지만, 그 단계만 넘어가면 AI가 운동 시장에 들어오는 건 시간문제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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